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기후변화 시대, 공예가 할 수 있는 일 – 환경과 손의 만남

by kobs5163 2025. 5. 9.

기후변화 시대, 공예가 할 수 있는 일 – 환경과 손의 만남
기후변화 시대, 공예가 할 수 있는 일 – 환경과 손의 만남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극심한 가뭄과 폭우, 사라지는 계절감, 줄어드는 생물종...
이 변화는 우리의 삶 전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공예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공예는 오래전부터 자연과 함께해온 기술입니다.
흙, 나무, 천, 실, 식물 등 자연의 재료를 감각적으로 다루는 예술이기에
기후 위기에 맞서 생태적 사고와 실천을 전하는 문화적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후변화와 공예의 연결 가능성을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지속가능한 재료와 방식 – 환경을 생각하는 공예의 태도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과잉 생산과 소비, 그리고 플라스틱·합성화학 소재의 남용입니다.
이에 맞서 많은 공예가들은 지속가능한 재료와 제작 방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천연 재료로의 회귀

천연염색: 쪽, 양파껍질, 오디, 소목 등 식물 기반 재료 사용
→ 화학염료보다 자연 친화적이며 생분해 가능

전통 종이공예: 한지, 닥나무 섬유 활용
→ 플라스틱 포장 대신 친환경 소재로 대체 가능

자연소재 목공예: 벌목 대신 폐목재, 자연 낙엽수 활용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공예의 본질을 되찾는 행위이며,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창작하는 생태적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리사이클과 업사이클 공예

커피 봉지로 만든 클러치백

폐현수막을 활용한 파우치

헌 옷을 자수와 패치워크로 되살린 가방

‘버려지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은
공예가 가진 미적 상상력과 생명 존중의 윤리를 동시에 드러냅니다.

기후감각을 깨우는 예술 – 자연과 연결된 공예 표현

기후변화는 숫자로만 다가오면 멀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공예는 감각적 언어로
우리가 잊고 있던 계절감, 생물의 흔적, 바람과 빛의 변화를
섬세하게 되살릴 수 있습니다.

사례 1 – 사라지는 계절을 수놓다

한 프랑스자수 작가는
한때 있었지만 사라진 ‘계절별 들꽃 지도’를 천에 수놓는 프로젝트를 진행

10년 전 존재하던 봄꽃과 현재 자라는 꽃을 비교해
기후변화가 생태에 미친 영향을 시각적으로 표현

사례 2 – 날씨를 기록하는 직물

섬유공예 작가 A씨는
매일 기온, 날씨, 습도에 따라 색 실을 달리해
한 해 동안의 날씨를 옷감으로 엮는 프로젝트를 시도

이 옷감은 '기후 일기'처럼 기록된
생태 감각 아카이브 텍스타일로 전시되었음

이러한 작업은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과 기억을 공예로 번역하는 행위입니다.

지역기반 생태 공예 프로젝트 – 공동체와 환경의 연결

공예는 지역 기반 활동이 많은 예술입니다.
따라서 공예를 매개로 지역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주민과 연계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례 1 – 마을 나무를 수놓다

경북 어느 시골 마을에서는
마을을 지키던 고목들이 병들어 베어지자,
주민과 공예 작가들이 함께
그 나무들을 천 위에 자수로 기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각 가정이 한 그루씩 나무를 선택해
“내가 기억하는 나무”를 수놓았고
그것이 마을 환경 전시로 이어짐

사례 2 – 탄소중립 공방 캠페인

천연재료만 사용하는 ‘제로웨이스트 공방’이 지역 캠페인과 연계
→ ‘쓰레기 없는 공예 클래스’
→ ‘걷는 거리 염색 마켓’
→ ‘폐자원 기부와 업사이클 워크숍’

공예는 단지 ‘물건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행위이며,
공방은 그 실천이 모이는 가장 감성적인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공예는 지구를 위한 가장 느린 혁명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공예는 작고 느린 실천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느림 속에
우리는 자연을 다시 느끼고,
자원의 순환을 이해하고,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만든 천 가방 하나

천연염색으로 만든 브로치 하나

자수를 놓으며 떠올리는 계절의 변화

이 모든 것은 공예가 줄 수 있는 아주 작지만 깊은 기후 행동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지 않습니다.
지금, 공예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함께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