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길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무언가 가슴이 답답하고, 어떤 날은 설명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 감정들을 어디에 남기고 있나요?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음악으로,
그리고 누군가는 ‘손으로 만드는 아트북’에 담습니다.
감정 기록 아트북 만들기는 단순한 수공예가 아닙니다.
그날의 감정을 시각화하고, 재료로 표현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이해하는 예술적 치유 과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희소하고 아름다운 창작방식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감정으로 책을 엮다 – 나의 하루, 색과 질감으로 기록하기
감정 기록 아트북은 ‘일기장’이 아닙니다.
말이나 문장보다 더 앞서서,
색, 재질, 질감, 도형, 구성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 기반’의 북아트입니다.
하루의 감정을 시각화하기
기쁜 날: 노란색, 라운드형 도형, 밝은 천 조각, 자수 꽃잎
우울한 날: 회색 계열, 찢어진 종이, 물든 자국, 낙서 같은 선
혼란스러운 날: 겹쳐진 패턴, 격자 위에 중첩된 글자, 다양한 질감
이렇게 감정을 색채와 재료의 언어로 치환해 아트북을 구성합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종이를 찢거나, 염색하거나, 박음질하거나, 콜라주처럼 붙이기도 하죠.
예시 작업 구성
페이지 테마 사용 재료 예시
불안 검정 펜 드로잉, 트레싱지 위 겹쳐진 글자, 꾹 눌러 쓴 문장
감사 자수 꽃잎, 레이스 천 조각, 은은한 수채 배경
분노 찢어진 색종이 조각, 강한 대비의 색채, 거친 질감의 붓터치
감정 아트북 클래스 구성 예
감정 컬러차트 만들기 → 자신만의 색-감정 매핑 작업
감정 일러스트와 질감 표현 → 자수, 염색, 마블링 등 활용
1주일 간의 감정 기록북 완성 → 일러스트 + 천 조각 + 콜라주
이처럼 시각언어와 공예기법을 결합한 감정 아트북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예술적 자기 성찰 도구가 됩니다.
아트북과 공예의 만남 – 자수, 바느질, 염색으로 표현하는 감정
감정 아트북은 재료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예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특히 자수, 천연염색, 북바인딩, 바느질과의 결합은
감정표현을 더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자수로 표현하는 감정
슬픔: 느슨하게 흐르는 실, 뭉쳐진 매듭, 푸른 자수선
기쁨: 꽃잎 자수, 리듬감 있는 스티치, 다채로운 색감
불안: 반복적인 스티치, 갑작스럽게 멈춘 실 자락
자수는 특히 ‘속마음’을 바늘로 꺼내는 느낌을 줍니다.
천 위에 감정을 새기듯 수를 놓다 보면,
감정이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천연염색으로 감정을 담다
감정의 색을 직접 염색으로 만들고, 그 천을 북커버나 페이지 소재로 활용
양파껍질, 쪽, 코치닐, 소목 등 자연재료의 색은 감정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켜 줍니다
북바인딩으로 마무리
자신이 만든 페이지를 하나하나 엮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감정북’을 완성하는 것은 특별한 의식과 같습니다.
제본 과정에서 실과 바늘로 감정의 ‘흔적’을 물리적으로 묶어내는 상징성도 함께 담깁니다.
감정 아트북의 심리적·교육적 활용 – 나를 알아보는 예술치유
감정 아트북은 예술창작 도구일 뿐 아니라,
심리치유, 정서 안정, 감정 표현 능력 향상이라는 실질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심리치유 도구로서의 감정 아트북
미술치료와 유사한 작용
: 정서적 해소 + 내면의 감정 인식 + 창조적 표현
스트레스 관리, 자존감 향상
: 감정을 시각화함으로써 대상화 → 객관화 → 조절이 쉬워짐
교육적 활용
초등/중학생 정서 수업
: ‘오늘의 감정 색깔 찾아보기’, ‘하루 한 페이지 감정북’
청소년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 내가 만든 책이 곧 ‘나를 이해한 증거’
성인 대상 힐링 프로그램
: 우울, 번아웃, 육아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는 취미-치유 결합 활동
클래스/워크숍 형태 제안
프로그램 내용
5일 감정 일기북 만들기 매일 1장씩 감정 기록 + 자수/콜라주 표현
천연염색 + 감정표현 아트북 내 감정의 색을 직접 염색해 페이지 구성
감정 자수 워크숍 감정 키워드 기반 도안 자수 + 감정 해석
이처럼 감정 아트북은 공예와 예술치료, 정서교육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마무리하며 – 손끝에서 꺼내는 마음의 언어
누구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하지만
말로 풀어내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손끝으로 만드는 감정 아트북은
말보다 진하고 따뜻한 치유의 언어가 되어줍니다.
그날의 감정을 색으로 물들이고,
천 위에 한 땀씩 꿰매어 나만의 페이지를 만들고,
그것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는 것.
이 모든 과정이 곧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자,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따뜻한 예술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