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휴먼이란? – 가상의 인간, 현실을 걷다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만든 가상의 인간 캐릭터다. 외형은 실제 사람처럼 생겼고, 표정과 제스처, 목소리까지 구현되며, 어떤 경우에는 AI를 통해 생각하고 대화하기도 한다. 이미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ROZY)', ‘릴 미켈라(Lil Miquela)’ 같은 존재들이 SNS에서 활동하며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단순히 ‘가짜 사람’이 아니라, 현실 세계와 소통하며 존재감을 가지는 인격체처럼 설계된다. 광고모델, 메타버스 강사, 라이브커머스 호스트, 게임 캐릭터, 영화 배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객 상담, 의료 안내, 교육 콘텐츠 진행자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지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방송하거나, 여러 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외형과 성격을 완전히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미지에 최적화된 인물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더불어 AI 음성, 감정 표현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존재감은 점점 더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휴먼은 앞으로의 콘텐츠·마케팅·서비스 산업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 중심에는 이들을 ‘디자인’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의 역할 – 외모부터 감정까지 설계하는 사람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는 단순한 ‘3D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니다. 그들은 인간을 인간답게 보이게 하는 모든 요소를 설계하는 전문가다. 외모, 목소리, 표정, 말투, 성격, 직업, 세계관, 가치관, 행동 스타일까지 – 디지털 휴먼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구현한다.
외형 디자인
피부의 질감, 눈동자의 움직임, 머리카락의 물결, 표정 변화 같은 정교한 요소를 3D 프로그램이나 모션캡쳐 장비를 통해 제작한다. 실사 기반으로 만들지,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할지도 결정하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게 디자인한다.
성격 및 스토리 설계
디지털 휴먼이 단순히 '예쁜 얼굴'에 그치지 않고 팬과 관계를 맺는 존재가 되려면 성격과 서사가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이들의 세계관, 취향, 감정 표현 방식 등을 설정해준다. 예를 들어,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등을 설정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설정은 마치 소설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사용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든다.
AI 연동 및 행동 설계
디지털 휴먼이 실제로 대화하거나 콘텐츠를 진행할 경우, 음성합성(AI Voice), 자연어처리(NLP), 표정인식 등을 AI와 연동시켜야 한다. 디자이너는 이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지까지 설계한다.
결국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는 테크와 감성,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로, AI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직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준비 – 감성과 기술을 모두 갖춰라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는 기존의 그래픽 디자이너와는 조금 다른 역량이 요구된다. 단순히 외모만 만드는 게 아니라, 감정과 개성을 불어넣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다움’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능력이 중요하다:
3D 그래픽 기술
블렌더(Blender), 마야(Maya),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 유니티(Unity) 등의 3D 모델링 툴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피부 표현, 표정 애니메이션, 리깅(Rigging) 같은 캐릭터 중심의 기술이 특히 중요하다.
AI와 시스템 이해
AI 음성 기술(TTS), 감정 분석, 챗봇 연동, 모션캡쳐 등 IT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엔지니어와 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까지 깊이 배울 필요는 없지만, 기획자로서 핵심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스토리텔링 감각
디지털 휴먼은 곧 브랜드의 얼굴이 된다. 따라서 브랜드의 정체성, 톤앤매너, 고객 타깃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특히 콘텐츠 기획자나 카피라이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면 이 직업에 유리하다.
관찰력과 감성
디지털 휴먼이 실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선 미세한 감정 표현까지 신경 써야 한다. 웃을 때의 눈 주름, 말할 때의 손동작,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 같은 사소한 표현들이 실제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세밀함이 곧 경쟁력이 된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디지털 휴먼 제작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광고회사, 연예기획사, 게임회사, 방송사,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사 등이 적극적으로 디지털 휴먼을 도입 중이다. 따라서 관련 전공자(디자인, 미디어, IT 등)나 크리에이터 지망생에게는 폭넓은 진로와 창업 기회가 열려 있다.
또한 NFT, 가상 패션, 브랜드 세계관 구축 등과도 연계되며 ‘가상 존재 기반 경제(Virtual Identity Economy)’는 앞으로도 무한히 성장할 시장이다.
디지털 휴먼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존재 방식을 열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감성과 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가 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존재를 만드는 이 창조적인 직업은, 가까운 미래에 더욱 빛날 것이다.